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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모가디슈] 남북분단소재 영화의 새로운 시각

by 구의동날다람쥐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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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추천영화 #남북영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박스오피스

지금까지 남북분단을 소재로 다룬 영화는 많았다. 

한국의 남북분단 소재는 헐리우드의 2차 세계대전, 유럽영화의 유태인 소재만큼이나 자주 다뤄지는 소재다.

모가디슈는 분단의 아픔, 이산가족의 아픔 등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는 소재를 새롭게 비틀어 2021년의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준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모가디슈 포스터 / 출처 = 네이버영화

모가디슈. 소말리아의 수도다.

모가디슈를 다룬 영화 중에서는 #블랙호크다운이 유명한 영화지만,

이 영화를 볼 때까지만 해도 블랙호크다운을 보기 전이라 모가디슈가 뭔지 몰랐다.

여기서 신선함 +1

 

실제로는 모로코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배경의 한국영화라니 그림 자체가 약간 낯설었다.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 출처 = 네이버영화


영화는 소말리아 내전 당시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사람들의 탈출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초반만 해도 남북 대사관 사람들 사이의 공작을 다루고 있고,

또 조인성이 맡은 강참사관이 안기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남북 사이의 긴장감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 탈출의 하는 과정에서 익히 알던 긴장감보다는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가 더욱 자세히 비춰진다. 

서로 여전히 경계하고 있지만 밥에 독을 탔을까봐 걱정하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밥그릇을 뺏어와 먼저 먹어보는 모습이라던지, 

(포인트는 인정이 넘쳐서 먼저 먹어본다기보다는 먹고 퉁명스럽게 "됐죠?!"라고 말하는 모습)

남한 대사관에 있는 북한사람들을 감시하면서도 모기향을 피워주는 모습이라던지

어쩌면 당연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북한사람들이 남한 대사관으로 들어갈 때 긴장감 역시 익숙하지만

도리어 어렸을 때부터 전쟁기술을 배운다는 북한 아이들을 그냥 배가 고픈 순진한 어린아이들이었고,

보통 살인귀처럼 비춰지는 북한사람 이미지의 구교환(태참사관 역)이

조인성(강참사관)과의 한 판 붙는 장면에서 무참히 깨지는 장면도 신선했다.

항상 분단소재 영화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기술로 이기는 쪽은 북한 쪽이었으니까..?



동시에 부패한 정권 그리고 반군들이 싸움으로 처참하게 죽어가는 소말리아인들의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온다.

영화에서도 수차례 언급되지만, 민간인들을 폭행하고 학살하는 장면을 보면서

80년 5월의 광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 출처 = 네이버영화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 출처 = 네이버영화



승용차에 책과 집기들을 둘러 붙여 자체 방탄차를 만들고

그 뒤 이어지는 추격전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마지막 케냐 나이로비로 가는 적십자 구호기를 타고 

함께 탈출한 남북한 사람들이 착륙 전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이다.



구호기 창문 넘어 공항에 나와있는 남북한 인사들을 보고

뭔가를 직감한 조인성과 김윤석은 눈빛을 교환한 뒤

기내에서 미리 작별인사를 하고, 기체를 떠나면 절대 아는 척을 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 출처 = 네이버영화



이 장면에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는 점이

가슴 아프면서 씁쓸했다.

영화를 보는 관중인 나조차 공항에 나와있는 정부인사들? 안기부 사람들을 보면서

긴장했기 때문이다.



대사관 사람들 역시 국가보안법 위반, 북한은 변절자로 인한 숙청을 염려했다.



관련된 어떤 일도 하지 않아도 소위 마녀사냥과 인민재판으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 

그에 대한 기억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내 안에 체화된 공포를 의식하게 해준 장면이었다.



신파 없이, 있는 그대로 인간사이의 일을 다룬 모가디슈.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소재부터 남북분단을 다룬 방식까지 

2021년 남북분단소재영화의 새로운 지평이 아닐까.



볼까말까 한다면 당연히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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