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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영화] 극한직업(2019) '뻔한 소재, 약간의 비틀기로 빛을 발하다!'

by 구의동날다람쥐 2019.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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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2019)

이병헌 감독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출연



간만에 따끈따끈한 영화를 봤다.

개봉초부터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극한직업!

입소문만큼 일요일 오후 객석이 가득 찼다.


주변에서 다들 재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딱히 보고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다만 동행님께서 보자기에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어서 영화관으로 직행.


오랜만에 왕십리 CGV에 갔는데

리뉴얼이 끝났다.

가장 최근에 갔을 때 리뉴얼 때문에

에스컬레이터가 막혀 있었는데

오늘 보니 뚫렸다.


이제는 영화관 매점도

키오스크 체제로 바뀌었다.

대면 주문을 받는 창구는 1~2개 정도 있었고

키오스크 4대가 설치돼 있었다.

항상 주문하는 트윈팝콘에 환타포도 들고 상영관으로 고고.


...


(이 다음부터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영화였다.


예고편도 안 봤지만

뭔가 포스터만으로도

대충 무슨 류의 영화인지 감이 와서

끌리지 않았다.

류승룡 배우에 대한 호감이 없는 영향도 있다.


'걍 웃긴 영화'


음. 하지만 기대가 적어서 그런지

보고나서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다.


클리셰 투성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초반부터 클리셰들을 꺾으며 등장.

오호? 이것봐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에 계속 언급되는 '테드창'이

오정세 배우라는 것도 의외여서 웃겼다.

'테드창' 이름만 들으면 뭔가 있어보이는

교포출신 범죄자 일 것 같은데

피자집 사장. 푸하하.


일단 몰입도가 높았다.

영화 줄거리에서 빈틈이나 늘어지는 부분이 적었다는 것!

나름 촘촘하게 잘 짰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치고박는 씬(류승룡vs신하균)이

막판에 쪼~끔 길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하늬 배우와 선희 역의 장진희 배우가 싸우는 장면은 신선했다.

여vs여로 싸우는 장면은 흔치 않으니까.


...


형사가 범죄자를 때려잡는 뻔한 장르에

우연히 대박난 치킨집이라는 소재를 추가하면서

비틀기를 시전.

뻔하지만 약간 다르게 뻔한,

그래서 뻔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

가파르게 흥행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의 영화

베테랑이 곧바로 떠올랐다.


역시 형사가 범죄자를 때려잡는 영화인데

서장한테 맨날 까이고,

권위라고는 없는 허술한 형사 캐릭터가 주인공.


극한직업에서는 류승룡, 베테랑에서는 황정민이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베테랑 황정민이 약간 더 정의롭다면,

류승룡은 가오마저 내려놓은 생활밀착형 형사로 나온다.

그렇다고 공공의적 강철중 같은 개망나니와는 또 다르다.


특히 여러 형사 중 유일한 여성인 

장형사, 이하늬 캐릭터는

베테랑의 장윤주와 매우 비슷하다.


둘다 해피엔딩이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극한직업을 택하겠다.


일단 베테랑에서 유아인 배우가 열연한 악역이

너무 현실 같고 못돼서 싫다.

반면에 극한직업 악역은

범죄자지만 약자를 괴롭히다 못해 쥐어짜는 그런 건 없다.

약간 웃기기도 하다.

포스터에 없어서 몰랐는데

신하균이 악역으로 등장해 약간 놀랐다.


베테랑도 해피엔딩으로 끝을 내면서

그래도 험한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관객들의 마음을 보듬어줬지만

극한직업은

험한 현실세계를 잠시 잊고 푸하하 웃을 수 있게 해준 영화다.


그만큼 몰입이 가능했던 건

탄탄한 스토리와 관련 없는 소재의 조합.

창의성은 대단한 게 아니라 

관련 없는 것들의 연결에서 나온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극한직업이 딱 그 짝이다.

아예 생소한 소재를 끌어들인 건 아니다.

오히려 익숙한 소재에서 약~간만 빗겨가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뻔하다는 게

누구나 다 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것을 가지고

약간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는 게 능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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