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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영화] 완벽한 타인(2018), 비밀을 비밀로 남겨두는 것의 씁쓸함

by 구의동날다람쥐 201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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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2018)


"인간에게는 세 개의 자아가 있다.

공적인 하나, 사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영화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보고싶다고 생각한 영화였는데 이제서야 봤다.

영화 내내 거의 한 공간에서 대화로만 풀어나가는 형식이 맘에 들어서다.

오롯이 말로만 서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조진웅 김지수 이서진 송하윤 유해진 염정아 윤경호 등 

일곱 명이 배우가 등장한다.


초반에 약간 몰입을 떨어뜨리는 게 이서진(준모)이다.

워낙 '꽃보다 할배'에서 바른생활 이미지로 나와서 그런지

극 중에서 날라리 같은 이미지, 호색한(?) 캐릭터와 매치가 잘 안 된다.

유해진(태수)은 예능을 많이 나와도

영화 안에서 보는 게 어색하지 않은데

이서진 때문에 영화가 살짝 생경하게 느껴졌다.


다들 공력을 인정받은 배우인 만큼

연기도 인상깊다.

특히 유해진과 염정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특히나 '완벽한 타인'은 등장인물 간의 감정변화가 중요한 영화여서 그런지

표정 말투만으로 심리상태를 잘 보여준다.

초반에 수현(염정아)이 태수(유해진)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뭔가 되게 불편하고 꼼짝 못하는 뉘앙스가

계속 전달되는데 영화 마지막을 보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다.

초반부터 그런 감정선을 잘 보여준다.

예진(지수)과 태수(조진웅)도 마찬가지다.


...


결국 영화 '완벽한 타인'은

인간관계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부부나 수십년지기 절친도 비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부부나 절친에게도 비밀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입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

'완벽한 타인'은 '비밀이 있다'에서 더 나가서

비밀을 비밀로 남겨두는 게 인간관계라고 말한다.


공적인 하나, 사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를 지켜야

아니 지키는 것이 인간사회의 모습이라고.


그럴까. 그게 맞는 걸까.

물론 영화에서는 한 개인의 내밀한 정보를 모두 담은 '핸드폰'을

서로가 공유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엉망진창의 상황, 파탄의 결과를 보여준다.

불륜, 이혼, 범죄, 아웃팅 등등


결국 이런 상황은 모두 상상이었다는 결말,

모두가 그 비밀을 잘 지키며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결말로 끝나지만

왠지모를 씁쓸함은 여전히 남는다.


그 와중에도

적어도 영화 줄거리에서는 비밀이 없는 세경(송하윤)

진실게임에서도 비밀을 들키지 않는 예진(김지수)이 흥미롭다.

한 개인의 모든 것을 담은 핸드폰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예진(김지수)은 공식적으로는(?) 들키지 않는다.

핸드폰으로도 알 수 없는 비밀이 있는 셈이다.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여전히 남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아무튼 치고박고 때려부수는

요즘 한국영화에 다양성 한 스푼 넣어주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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