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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나서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 영화평보다 재미있는 개소리

by 구의동날다람쥐 2019.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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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최애자리를 지키고 있는 팟캐스트.

'풍문으로 듣는 방송, 씨네타운 나인틴'이다.

언제부터 듣기 시작했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못해도 4년은 된 것 같다.


씨네타운 나인틴은 영화팟캐스트다.

이재익 김훈종 이승훈

라디오 피디 세 명이서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공중파용인 씨네타운S도 있다.


언제부턴가 1부 '개소리와 금주의 키워드', 2부 영화평으로

영화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동행님의 소개로 듣게 됐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꽤 '충격과 공포'였다.


지금은 예전만큼은 아닌 건지

아니면 내가 이들의 수위에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처음에는 19금 드립이 난무해서

'와 이런 게 팟캐스트인가'

했던 기억이 있다.



굉장히 B급 감성 충만한 영화팟캐스트라고나 할까.

요즘엔 잘 안하는데

초반에는 '잤잤'코너라고 해서

영화 속 등장인물 중에 누가 잤을지 추측해보는 코너도 있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말도 안 되는 조합으로 막 갖다 붙인다.

무슨 대단한 분석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음.. 어떻게 보면 술자리 드립에 가까울 수도 있고ㅋㅋ

아재 셋이서 웃긴 얘기 참 많이 한다.


요즘 상영 중인 영화부터

옛날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를 다룬다.

어쩔 때는 미드도 다룬다.

내 최애 미드인 뉴스룸을 다뤄줘서

참 고마웠던 때도 있다.


언제부턴가 영화평보다는

1부 개소리와 금주의 키워드만 골라듣는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고 영화평 듣다가

다음에는 영화를 안 보고서도 영화평을 듣다가

이제는 2부 영화평 말고

1부만 골라 듣는다.


'그것이 알고싶다' PD로 잘못 알려진 이승훈PD는

시사나 정치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다소 격하시긴 하지만

개소리를 정성스럽게 고퀄로 하는 느낌이다.

말이 개소리지

의미있는 얘기들이다.


김훈종PD는 그런 얘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하시는 편이고..


이재익 아저씨는

그냥 막 웃긴다.


언젠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여러 사람이랑, 정확히 말하면 여러 여자랑

많이 얘기를 해봤기 때문에

누구랑 얘기해도 쉽게 그럴듯한 자기주장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금주의 키워드도 비슷한 맥락인데

세 피디 중 한 분이 어떤 키워드를 가져와서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어보면 막힘없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저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저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그럴듯한 개소리를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얘기다.



세 피디가 책도 쓴다.

<무비유환> <빨간책><20세기 라디오 키드> <뭐라도 될 줄 알았지> 등등 많다.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한 권도 아니고 네 권씩이나 책을 쓸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읽어본 책은 <뭐라도 될 줄 알았지>다.

인생에 대한 엄청 깊이 있는 통찰보다는

'아 이렇게 산 사람도 있구나'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라는

말 그대로 선생(先生), 먼저 산 사람의 이야기랄까.

인상적이었다.


라디오에서도 그렇고

책에서도 그렇고

무지 가벼운 듯하지만

무거운 주제를 놓고 가볍게 술자리에서 장난치듯 하는

말투가, 문체가 좋다.


아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사는지

그런 걸 알 수도 있고..


한 때 최애였던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이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면서

이제까지 그래왔듯 오랫동안 '씨네타운 나인틴'이 

최애자리를 지킬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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