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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서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2015), 유난히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by 구의동날다람쥐 2019.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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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2015)

니콜라스 카 지음, 청림출판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SNS 소개된 짧은 글을 보고 알게 된 책이다.

런던 택시 운전사들의 해마 뒤쪽 공간이 일반인들보다 넓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왠지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가 실제로도 이뤄졌다.

요즘 유난히 카톡을 자주 확인한다거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일이 전보다 많이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 기술이 인간의 뇌 구조를 바꿨다고 말하는 책이다.

이전에 책을 읽거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며 사색할 수 있었던 인간의 능력이

인터넷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꽤 무서운 말이다.


니콜라스 카는 먼저 성인의 뇌가 바뀔 수 있는지부터 검증한다.

책은 먼저 뇌의 가소성을 다룬 갖가지 연구를 다룬다.

멀지 않은 과거의 과학자들, 그리고 현재도 일군의 과학자들은 

어렸을 때 한 번 형성된 인간의 뇌 구조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면 니콜라스는 성인의 뇌 구조가 쉽게 변할 수 있다고 믿는 편이다.

각종 연구결과를 보여주며 인간의 뇌가 짧은 훈련으로도 바뀔 수 있을만큼 유연하다고 말한다.


뇌 구조는 쉽게 변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

기술이 또한 인간의 뇌를 적응시킨다.


이따금 항상 정보를 소비하려는 집착을 느낀다.

뭘 보지 않으면 안 되고, 뭘 검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강박.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은 왜 사람들에게 그런 강박 혹은 습관이

생겨났는지 지적한다.


...


1.

인간의 만든 기술의 일종으로 시계와 지도를 다룬 부분이 인상 깊었다.

데이빗 랜즈(David Landes)의 책 <Revolution in Time(시간의 혁명)>을 인용한다.


시계는 "더욱 보기 좋고 듣기 쉬운 동반자이자 감시기구"다.

그 주인들에게 끊임없이 "사용한 시간, 지나간 시간, 허비한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환기시켜주며, 이는 개인의 성취와 생산성에 대한 재촉의 수단이자 열쇠"가 되었다.


시계도 자본주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구나 싶었다.

만약 24시간을 분 단위, 초 단위로 쪼갠 시계가 없었다면

흘러가는 시간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


2.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구글'이 책을 대하는 태도를 지적한 내용이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 걸쳐 수십억 달러를 컴퓨터 데이터센터에 투자해 

눈 깜짝할 사이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인기와 수익성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다."

...

"구글이 개척한 이 지적 기술은 정보를 신속하고 피상적으로 훑어보도록 장려했고,

하나의 주장, 생각 또는 이야기에 깊이 그리고 오래 관여할 의욕을 꺾고 있다."


맞다.

웹에서 글을 보면 단지 글을 '보는' 것이지 '읽는' 것은 아니다.

설령 얼마간 읽었다 하더라도 10줄을 넘기 어렵다.


니콜라스는

구글이 책을 모두 전자문서화하면서

이제 더 이상 전통의 의미에서 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제 한 권의 묶음으로 된 책이 아니라

낱장 낱문장으로 분리된 파편들이 웹을 돌아다닐 것이라 말한다.


..


3.

뇌 가소성 연구에 대한 소개는

성인의 뇌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까지

손 안의 작은 컴퓨터를 놓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가만히 앉아 생각하거나 책을 읽는 일은

점점 더 큰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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