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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나서

무망감에 대하여

by 구의동날다람쥐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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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걸었을 때도 느꼈던 그 기분

길을 잃은 기분이다. 길을 잃은 이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길을 잃은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꽤 흐른 것 같다. 성실한 무기징역수. 이 단어가 머릿 속을 맴돈다. 우울증이란 게 이런 걸까.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서른부터의 인생은 원래 이런 것인지 알 수 없다. 
 
나아질 수 있을까. 행복하지가 않다. 당장 생존을 위협할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다. 오늘 하루 밥을 사먹을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늘 밤 몸을 뉘일 수 있는 집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가족이 아픈 것도 아니고 직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랑하는, 유일하게 나를 웃게 해주는 반려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가 않다. 왜일까. 전보다 더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서일까. 아니면 앞으로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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