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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신부님의 활약'

by 구의동날다람쥐 2018.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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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8일 토요일 이삿날.

무지무지 춥고 정신없었던 날.

새벽 6시반부터 이사준비를 하고

9시에 이사를 시작해 한 시간 만에 이사를 뚝딱 해치운 날.

저녁에는 뮤지컬을 봤다.


하루에 힘들고 복잡한 일은 하나씩만 처리하는 나로서는

절대 안 잡을 스케줄이지만

그 분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진 않았다.


찬바람을 무릅쓰고 오랜만에 대학로로 갔다.

다행히 택시를 타고 가서 따뜻하게 빨리 공연장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드림아트센터 매표소에서 예매한 표부터 받았다.

예매 시 사원증 또는 직장 명함을 제시하면 직장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사원증은 깜빡하고 놓고 와서

할인을 못 받을까 걱정했는데

명함만으로도 할인이 가능하다!


표를 받고 주린 배를 채우고자

늘어서 포장마차로 향했다.

보이는 곳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이름이 '마약 밀 떡볶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떡볶이는 밀떡!"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만족스러운 한끼였다.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보며 핫도그가 먹고 싶었는데

핫도그도 설탕옷 입히고 케찹까지 발라 먹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드림아트센터 들어가기 전

1층 카페에 들어갔다.

검색해보니 까페이름이 <다비앙코>다.

캐모마일 한 잔과 바나나케익을 주문했다.

사실 치즈케익이 더 땡겼지만..

치즈케익은 그 분이 먹질 않는다.


바나나케익도 나쁘지 않았다.

무슨 맛이냐면 정확히 바나나킥맛이다.

케익을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벽에 붙은 배우들 개그맨들 싸인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뜨끈한 캐모마일을 한 잔 다 마시고

뜨거운 물을 한 번 더 받아

공연장에 갔지만! 역시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화장실에 쏟아붓고 입장.


마지막으로 본 뮤지컬이 기억이 안날만큼 오랜만에 본 뮤지컬이다.


뮤지컬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검색해보지 않고

들어갔지만,

지루하고 반복된 일상에다

이사라는 머리아픈 일도 끝나서

뮤지컬을 본다는 사실 자체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유쾌한 뮤지컬이었는데,

곳곳에 대한민국 현대사가 녹아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병원에 

알콜중독자, 하반신 마비, 노망(?)난 할머니 환자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얘기를 풀어나간다.

중간중간 신부님의 활약이 돋보이는 뮤지컬이었다.


상황 때문인지

스토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배우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인생을 꾸려나가나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아는 음악이 나와

반가웠는데 그게 '닥터리의 노래'였다.

열심히 부른 배우분께는 죄송하지만..

약간 아쉬웠다.

(노래를 부른 배우는 변요한을 닮았다!

그분께서는 변요한은 아니라며, 2AM 진운을 닮았다고 했다.

변요한과 진운은 많이 다른데;;;)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나왔던

최성원 배우가 합창단 오디션에서 부른 노래로 기억하는데

그보다는 감동이 덜했다.

그래도 아는 노래가 나와서인지

따라부를 수 있어 반가웠다.


감동에 사무치는 그런 뮤지컬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유쾌한 뮤지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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