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듣고나서

[손경제] 항공업계 위기, 일본 액체불화수소 수출 허가

by 구의동날다람쥐 2019. 11. 27.
728x90

2019.11.18(월)

비행기로 여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항공업계가 요즘 실적이 아주 안 좋다. 대한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무려 70% 줄었고, 저비용항공사들은 모두 다 실적이 적자로 바뀌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업계도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새 주인을 찾았지만, 자회사들의 분리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복잡한 상황이다. 지난 9월에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됐던 이스타항공도 매각설이 나올만큼 상황이 어렵다고 한다. 의아한 건 기존 항공사들도 운영을 접을까말까 하는 마당에 내년부터 신생 저비용항공사 3곳이 시장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텐데, 사정 모르고 하는 걱정인지, 항공업계 위기의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해본다.

항공업계 왜 이렇게 어려워졌나? 일본 불매운동, 중국이 지난 8월부터 신규노선 취항을 불허했고, 비슷한 시기에 홍콩 시위로 인해 여행수요가 급감한 것이 제일 큰 실적 악화요인. 아시아나 인수합병과 LCC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 이스타항공 매각예정. 

일본노선이 줄어들면서 중국쪽 노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늘어나지 않았다. 홍콩 사태, 보잉사 항공기 동체 균열 결함 발생 등 악조건이 겹쳤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또, 본협상이 시작되면 신주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지고 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 희박하지만 유찰 가능성도 있다. 

내년 LCC항공사가 새롭게 문을 연다고 한다. 이건 어떻게 해석?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신규사업자가 선정이 됐는데, 이들이 선정될 때만 해도 항공운송사업 상황이 괜찮았다. 아웃바운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 올 여름부터 일본 악재로 어려워지다보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뉴스)

1) 일본, 액체불화수소 수출 재개

지난 7월,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 때 일본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필요한 핵심소재 3가지의 수출을 깐깐하게 규제하겠다고 해서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 때 발표했던 3가지 중에 2가지는 그 동안 수입이 됐었는데 1가지가 안 됐던 것이 있었다. 액체불화수소. 불산액이라고 한다. 3가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드디어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의 스텔라케미카라는 업체가 한국에 액체불화수소를 수출하겠다 하는 허가요청을 일본 정부가 15일 받아들였다. 7월부터 3개 핵심소재를 한국에 수출할 경우 기존에는 3년짜리 포괄허가를 냈는데, 앞으로는 수출할 때마다 개별허가를 내라는 식으로 해서 일본기업의 한국 상대 수출을 제한해왔다. 포토레지스터가 8월에 일부 제품에 대해 수출 허가했고, 9월에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이번에 액체불화수소까지 3가지 모두 수출이 허가됐다. 

일본의 속셈이 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WTO 분쟁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 19일 WTO 분쟁해결을 위한 2차 양자협의회의가 열린다. 한국은 무역보복이라는 입장이고, 일본은 규제를 깐깐하게 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 일본이 무역보복이 아니라는 입장, 결백하다는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 수출을 허가한 것일 수 있다. 만약 양자협의가 안 되면, 본격적인 재판, 패널심리로 가게 된다. "수출 규제로 한국기업에 피해 없다. 수출 다 됐다"라는 논리를 만들려는 입장에서 나온 행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두번째는 생각보다 일본 업체 피해가 상당하다. 스텔라케미카라는 업체의 경우, 세계 고순도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점령하고 있다. 수출규제 직후인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88% 줄었다. 사실상 우리나라로 대부분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 일본 내부에서도 이러다 우리 기업이 다 죽겠다라는 예상에서 수출을 허가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차라리 이게 계속 수입이 안 되면 우리 기업이 국산화를 하는 등 대안을 마련할텐데, 이렇게 줬다 안 줬다 하면 국산화도 하다 말다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줬다 안 줬다 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이기 때문에 대처가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은 계속 수입산 다변화 전략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언제 또 수입이 막힐지 모르고,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인 지소미아 종료가 실현돼서 한일관계가 경색되면, 일본이 어떤 식으로 수출규제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입산 다변화는 계속될 예정. 

*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불소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과 강도 등의 특성을 강화한 폴리이미드(PI)필름으로 플렉서블 OLED용 패널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다. 스마트폰과 TV LCD(액정표시장치), 휴대폰용 인쇄회로기판(PCB), 반도체 패키징, 3D프린팅 소재 등을 생산할 때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일본업체가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flurinated polyimides] (한경 경제용어사전)

* 포토레지스터
포토레지스터(photoresistor)는 빛의 양에 따라 값이 변하는 저항기이다. 광의존 저항기(light-dependent resistor, LDR)라고도 한다. 빛의 양이 크면 전기 저항이 줄어드는 광전도성을 띈다. 빛을 검출하는 전기회로나 빛의 유무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스위치 회로에 적용될 수 있다. [위키백과]

* 불화수소
19.5 °C 이하에서는 액체로 그 이상에서는 기체로 존재하는 플루오린과 수소의 화합물 [네이버 화학백과]


2) 가계 교육비 지출 비중, 최초 감소

가계 지출에서 교육비 지출이 줄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교육열. 살림살이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외식비이고, 마지막까지 줄이지 않는 것이 교육비이다. 그런데 교육비 지출이 처음으로 줄었다고 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냈는데, 가계 전체 소비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에 13.8%였는데, 지난해 7.2%까지 떨어졌다. 교육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전 연령대 가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특히 핵심 교육비 지출 가구라고 할 수 있는 40대 가구주에서 2010년 21.2%에서 지난해 13%로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출산율, 평균 가구원 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1인가구 비중이 2017년에 28.6%까지 늘어났다.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 4인가구가 가중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4인가구 비중이 2017년에는 17.7%로, 1인가구 비중보다 줄었다.

그렇다면, 1인에 지출하는 비용 자체는 늘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비용의 경우 사교육비 지출 가운데 학원 및 보습교육에 들어가는 돈의 비중이 2010년대에는 63.7%로, 90년대보다 17.3%p 늘었다. 반면 공교육 지출은 줄었다. 사교육비 지출이 늘면서 전반적인 교육비 지출이 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학생수 감소를 상쇄할 정도로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업계가 위기에 대비해야 할 것.

식료품 구입 비용이 30년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식료품 구입비용이 전체 가계 소비지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했는데, 90년대에는 26.6%에서 2018년에는 14%로 줄었다. 당연히 1인가구 증가 및 외식이 늘어났기 때문. 고령인구가 늘면서 의료비 부담이 늘었고, 의류관련 지출비중은 현격히 줄었다. 

먹는 것, 입는 것, 아이들 교육비에도 안 쓴다면 어디에 쓰고 있는 건가? 늘어난 부분이 자동차 구입비와 연료비를 포함한 교통비, 통신비용이다. 통신비용의 경우 2003년에는 7.3%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8년에는 5.3%로 줄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늘어난 상황. 

자영업자와 근로자 가구의 월 소득 수준의 경우, 90년대에는 자영업자와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비슷했다. 그런데 점점 격차 커지면서 올 2분기 기준으로 근로자 소득이 월145만원까지 많았고, 월 소비지출도 과거에는 자영업자가 더 많이 썼지만 이제는 근로자가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금융권 일자리 최근 4년간 4만개 감소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금융권 취업자수가 87만2000명에서 지난해 83만1000명까지 줄었다. 특히 은행 임직원의 경우 4년 사이에 1만4000명이 감소했다. 금융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신입사원을 뽑을 유인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 은행지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고, 대부분이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금융업무를 본다. 금융당국은 핀테크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를 늘려보자는 입장. 디지털인재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신산업을 장려할 계획.


4) 물건 안 파는 가게 등장

오프라인 매장 위기론이 나온다. 심지어는 물건을 팔지 않는 매장이 등장했다. 판매보다 색다른 경험을 강조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체험형 매장의 극단적 버전이다. 지난달 문을 연 성수동의 한 화장품 매장은 아예 팔지를 않는다. 구경하고 즐기고 SNS 올리는 활동으로 홍보효과를 노린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의 경우, 1층부터 3층은 웹서핑 게임 독서실 카페 등이 있고, 지하 1층에 작게 쇼룸을 마련해서 여기에서 가구를 판매한다고 한다. 삼성전자같은 경우, 이미 2016년부터 뉴욕 맨해튼 첼시 인근에 체험을 강조한 매장을 열었고, 9월에는 영국 런던에 체험형 매장을 열었다.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 판매보다는 오히려 체험을 강조하는 매장을 늘고 있는 셈.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