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에 갑자기 뭔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 뒤늦은 사춘기인지 뭔지 혼자 있는 시간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돈이 되는 것 아니면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것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을 때 '무용함'이란 단어에 꽂혔다. 강신주 작가의 신권 '장자일기' 관련 유튜브에서 꽂힌 말 '무용함'.
항상 쓸모 있는 것에 집착해 왔으니 무용한 것에 집중해보자. 무용한 것에 집중할 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산 게 바로 컬러링북. 컬러링북처럼 무용한 게 있을까. 오색의 결과물이 아름다울 수 있지만 아무짝에 쓸모는 없다. 그냥 그걸 하나하나 칠하고 있는 순간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근데 사실 이 무용한 것을 사는 데도 꽤나 '가성비'를 따졌다. 이거 뭐 돈도 안 되는 거에 비싼 돈을 투자할 수 없진 않나?하는 마음에. 이런 모순적인. 가성비 있게 '무용함'을 즐기기 위해 개중에도 싼 가격에 '무용함'을 즐길 수 있는 컬러링북이 없을까 뒤지다가 선택한 이것.
밑그림이 좋은 컬러링북도 갖고 싶고, 적당히 색깔 많고 질 좋은 색연필도 갖고 싶었다. 하지만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성비와 타협한 끝에 컬러링북 + 색연필 세트를 11,800원에 파는 구성을 선택했다. 투코비 아트 컬러링북.
꽃그림 말고 명화나 다른 그림으로 하고 싶었는데 꽃그림이 많긴 하다. 색연필은 조르조네 삼각 유성색연필 24색 세트.
색연필 가루날림이 있다는 리뷰를 봤는데 "날리면 얼마나 날리겠어?"하고 구매. 근데 진짜 날린다. 꽤나. 역시 뭐 싼게 비지떡인가요.
처음 물건을 받았을 때는 언박싱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와 그림 많다. 색연필 색깔도 많다.
근데 막상 칠해보니 색이 내가 생각한 것보단 연하고 원하는 질감은 아니었다. 그래도 샀는데 해봐야지 슥슥.
사슴 그림 하나를 골라서 4분의 3정도 완성하고 지금 일주일째 들여다보질 않고 있다. 색연필이 문제인 것 같다.
며칠 전 다이소에 가서 쨍한 수성사인펜이나 좀 더 진한 색연필을 살까 고민했지만 그마저도 또 돌아섰다.
음. 왠지 사놓고 안 쓸 것 같아.
역시 '가성비'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긴 하루에 '무용함'이 필요할 때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줄 것 같다. 투고비 아트컬러링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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